증산도와 개벽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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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와 문명을 바꾸는 전염병

1. 질병의 기원

 

송촌 한사랑의원 원장

윤 석 현

 

  우리는 21세기 전염병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컴퓨터 과학 문명이 나오고 나노 테크놀로지가 새로운 문명권을 형성하고 있는 21세기에도 우리 인류는 질병과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이전의 어떤 시대 못지않게 많은 질병과 새로 발생한 전염병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SARS는 중국인들의 생활의 방식을 바꾸었고 조류독감과 광우병 파동은 전 세계인의 식생활의 형태마저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새로운 전염병에 공격을 받을 것이며 그 때 마다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이러한 전염병과 질병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리고 과학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까지도 왜 우리는 새로운 질병과 새로운 전염병을 계속 직면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리고 이러한 인간과 질병, 전염병과의 기나긴 악연의 끝을 종결 시킬 방법은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리 인간은 미생물이라고 하는 거대한 지구 환경 속에서 숨쉬고 살고 있다는 사실에 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습니다.


1-1. 지구는 미생물의 바다


  지구의 원 주인은 미생물 입니다. 미생물은 모든 생명의 시원이며 근원입니다. 지구의 역사는 64억년 가량 되었고 가장 오래된 생명체의 화석은 10억년 된 원시 박테리아라 합니다.


  최초의 생명체는 뜨거운 원시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발생 하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번개나 자외선이 여러 화합물들을 단백질의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으로 변화 시켰고 그것이 모든 생명의 기초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어떤 분자들은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고 RNA를 형성하고 DNA를 형성하면서 발전하기를 거듭 한 뒤 바다를 닮은 미세 환경과 그것의 화학 작용을 담고 있는 세포막을 발달시키면서 원시 세포가 생겨났습니다. 지구에 나와 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이 단계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모든 생명체는 이러한 미생물 단계로부터 진화를 해 왔습니다. 이렇듯 미생물은 인류보다 몇 백배나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지구는 미생물들로 꽉 차 있고 지구는 미생물들로 뒤덮인 미생물의 세상입니다. 지구에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은 한 군대도 없습니다.  생명이 절대로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은 조건을 가진 곳에서도 미생물은 어김없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생명이 도무지 살 수 없는 조건을 가진 해저 분화구 근처에서 조차도 Riftia pachyptila라는 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미생물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실제로 심해 화산 분화구 근처에서는 112도의 고열을 견뎌내는 메타노피루스라는 미생물이 존재합니다. ‘고등’ 생물의 경우 48도를 넘어서면 세포 속의 단백질이 변하고 세포막이 녹아내리고 75도에서는 유전자의 DNA나선이 풀어지는 것을 생각해 보면 메타노피루스라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조차 기적에 가깝습니다.

http://www.ocean.udel.edu/deepsea/level-2/creature/tube.html

 

  하지만 메타노피루스는 DNA나선을 묶는 특수한 단백질로 이 문제를 해결하였고 그래서 높은 온도에서도 생명체를 유지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초의 생명체는 아마 이러한 뜨거운 원시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발생을 하였을 것이고 그 형태도 메타노피루스와 유사한 형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합니다.


 미생물은 고온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얼어 불은 남극의 염호(鹽湖)에서 영하 12도까지 견디며 사는 내냉성(耐冷性)세균이 있습니다. 이들도 세포 속의 물이 얼면 세포벽이 터져 죽어버리지만, 대신 터진 세포벽에서 ‘부동액’을 나와서 주변의 세포들을 보호하면서 생명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인간은 산소가 없으면 죽지만 어떤 미생물들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만 존재합니다. 이들은 일명 ‘무산소성’ 세균들로 산소호흡 대신 죽은 유기물들을 분해 하면서 에너지를 얻어 살아갑니다. 인간이 싫어하는 지저분하고 악취 나는 환경에서도 이들은 오히려 유기물들을 분해하면서 정화 작업까지 수행 합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녹여내는 강산 속에서 살아가는 미생물들도 있습니다. 티오바실러스의 어떤 종은 오히려  하수도관 속에서 pH1의 강산성(强酸性) 용액을 만들어 내고 그러한 환경에서 존재한다고 합니다. ph1이면 아연이 부글부글 녹아버릴 정도의 강산성임에도 불구하고 이 미생물들은 세포벽을 이용해 몸속의 수소이온농도를 1만 배나 차이 나게 조절하여 적의 침입을 방지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지구에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미생물들은 어김없이 존재합니다. 지구는 미생물로 뒤덮여 있는 미생물의 세상이며 인간은 미생물의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돗 단배와 같은 상황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류는 미생물과 단 한순간도 떨어져 본 적이 없고, 서로간의 상호 작용이 끊어져 본 적 또한 한순간도 없습니다.


숨을 쉴 때 대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를 들어 마시고, 식사를 할 때에도 음식에 도포되어 있는 박테리아를 우연히 같이 섭취하며 (유산균을 먹기 위해 김치, 치즈, 된장, 요구르트 같은 음식들을 일부러 찾아서 먹기도 합니다!) 미생물들을 피부에 키우고, 그것도 모자라서 인간의 몸속에다가 미생물들을 키우고 있으며, 끊임없이 미생물들과 접촉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1-2. 감염, 질병, 기생 그리고 공생


 이렇게 미생물이 꽉 차있는 환경에서 인간과 미생물의 우연한 접촉을 통한 감염은 필연적인 현상입니다. 감염은 인간이 존재하기 훨씬 전인 5억 년 전부터 있어온 현상으로 진균 감염 흔적이 있는 화석 식물도 있고, 소생대의 해파리와 연체 동물에도 감염의 흔적이 발견 되었으며 2억 5천만 년 전 공룡에게서도 세균의 감염 흔적이 있어 왔을 정도로 오래된 자연의 현상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꼭 집고 넘어갈 문제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혼자 힘으로 발전 진화를 해 온 것이 아니고 미생물과 미생물간의 감염, 기생, 공생의 과정을 통해서 복잡한 세포가 더 단순한 것들을 융합 하면서 진화를 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이 이론은 1960년대에 생물학자 린 마출리스 Lynn Margulis 에 의해 제기 되었고 이를 뒷받침 하는 증거들이 점차 쌓이게 되면서 하나의 학설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인간의 세포 안에는 에너지를 형성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라고 하는 세포 소기관이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형성 하지 않으면 인간은 전혀 움직이지 못할 것이고 생명을 유지 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에게 없어서는 절대로 안돼는 미토콘드리아도 처음에는 간과 별개의 생명체인 원시적인 세포 침입자로 출발 하였습니다.

 

우연한 접촉에 의해 감염이 되었지만 면역 반응에 의해 소화, 분해 되지 않았으며 오랜 세월을 거쳐서 숙주에 통합되었습니다. 아직도 인간의 몸에서 에너지를 형성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인간 DNA 와는 별도로 자체의 DNA를 가지고 인간의 세포핵과 구별되는 자기의 시간대를 가지고 분열 성장을 합니다.

 


 

  또한 인간의 대장에 있는 대장균 또한 이러한 양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록 인간의 몸의 일부로 존재하지만 이들은 아직도 인간의 몸과는 완전히 다른 명령체계를 갖고 있는 것이지요.


   미국의 역학자인 아노 카렌 Arno Karlen은 그의 저서 '전염병의 문화사'에서 이러한 감염과 기생에 그리고 공생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요약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질병은 더 이상 한 종이 다른 종을 못살게 구는 생물학적인 강도짓이 아니다. 오히려 감염은 고전적인 사건, 즉 생명의 근본 현상이며 그것은 평화로운 공존을 향해 나아가는 경향을 띤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생물과 인간의 만남이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미생물을 만났을 때 인간의 몸은 면역 활동을 발생 시키고 미생물은 인간의 면역체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인간의 면역체가 미생물을 죽이는 것으로 결론이 나지만 가끔 씩은 반대로 미생물이 질병을 일으키고 또는 숙주인 인간을 죽이기도 합니다.


  물론 인간이 미생물과 만나 때의 급성 질환은 일반적인 규칙이라기보다는 예외적인 것입니다. 매번 만나는 모든 미생물들에 의해 질병이 발생 한다면 인간이라고 하는 생명체는 애초부터 존재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급성 질환과 같은 현상들은 대개 인간과 미생물이 상대적으로 새롭게 만나거나 처음 만났을 때 나타나게 됩니다.


“숙주와 기생생물 사이의 궁극적인 관계는 살해가 아닌 상호 의존이다. 질병은 그 양자가 다행히도 공존을 하게 되면서 입는 부상이다. 치명적이거나 심한 질병은 대개 숙주와 기생 생물이 상대적으로 새롭게 만났다는 징후이다. 즉 그 기생생물은 최근 까지 다른 숙주 내에서 삶을 꾸려 왔다는 뜻이다.”


 새로운 미생물들과의 첫 만남은 주로 갑작스러운 온도 하강으로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서 새로운 이주지를 찾아서 따듯한 남쪽 나라로 이동을 한다든지, 식량이 다 떨어져서 새로운 먹이를 찾아서 새로운 지역으로 들어가게 될 때 나타나게 됩니다. 또는 다른 지역에서 사냥해온 사냥감을 유입 해 올 때에도 이러한 현상이 생깁니다.


  특정 미생물에 한번도 감염 된 적이 없어서 면역력이 없는 처녀인구 집단이 처음으로 특정 미생물을 접하게 될 때에 급성 질환을 일으키게 되고 이를 질병이라 합니다. 이렇게 발생된 개인의 질병이 지역 사회나 전 세계로 퍼지게 될 때 이를 전염병, 또는 범유행성이라고 부릅니다. 천연두와 페스트 같은 질병들이 면역이 없는 숙주를 처음 만났을 때 발생하는 전염병이 이 범주에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치명적인 전염병이라 하더라고 생존자는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생존자는 재감염에 의해 더 나은 방어 능력을 갖추게 되고, 세대를 거듭할수록 추가 방어 기전이 발달하게 됩니다.


  천연두의 경우 로마 시대에 처음 유입 되었을 때에는 서로마의 멸망을 가져 올 만큼 치명도가 강하였습니다. 하지만 천연두의 창궐이 반복이 될 수록 살아남은 어른들에게는 면역이 생기게 되었고 1500년 무렵에는 어린이 들이 걸리는 풍토병이 되어 버렸습니다. 천연두의 대 유행은 매 5년에서 15년 마다 감수성을 가진 새로운 집단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질환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세월을 두고 전염병이 반복해서 나타나게 되면 이 전염병은 한 지역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일상적인 어린이 질환으로 바뀌게 되는데 수두, 홍역, 볼거리와 같은 어린이 질환들이 이런 과정을 거친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이 과정을 더 지나게 되면 미생물이 인간의 체내에는 들어와 있지만 인간의 면역 체계가 이 미생물을 더 이상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 보균자 상태가 되는데 B형 간염 균의 보균자 상태가 여기에 해당 됩니다. B형 간염 균이 보균자상태로 들어가는 경우 95%에서의 보균자 상태의 인간에게서는 죽을 때 까지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수두를 앓으면서 인간의 몸의 신경에 침투해 있다가 면역이 급격히 떨어졌을 때 발생하는 대상포진의 원인 균인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 Varicella-zoster virus 도 이러한 경우에 해당이 됩니다. 이 단계를 상호 관용 mutual tolerance 관계라 합니다.


 이 단계를 지나게 되면 비로써 미토콘드리아나 대장균과 같이 서로 협동하고 공존하는 단계로 접어들게 되면서 인간의 소기관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입니다. 상호 이득 (mutual benefit)이 되는 편리공생 (commensalism)의 관계가 됩니다.



1-3. 상극에서 상생으로 상호 적응의 관계


  정리를 해보면 미생물과 인간의 관계는 아래와 같은 단계를 거칩니다.


감염 -> 질병 -> 전염병 -> 어린이 질환 -> 보균자 -> 상호관용 -> 상호이득 -> 상호 공생


  이를 동양학의 차원에서 더 간단히 요약을 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극 -> 상생


  미생물과 인간 사이의 질병의 관계는 단편적으로는 상극이나 궁극적으로 상생을 지향하는 상호 발전의 방향성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단계를 거치면서 인간은 계속 더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짧은 시간대에서 미생물과 인간이 만나서 궁극적으로 하나로 되는 상태로 절대 도달할 수는 없지만 서로 조화를 이루어 가면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바로 질병과 전염병의 참모습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감염에 의한 질병과 전염병은 인간에 대한 자연의 분노가 아닌 미생물과 인간이 함께 사는 공존의 방식이며 자연스러운 자연의 이법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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